넷플릭스 (Netflix) 성공의 비결은 우수한 기업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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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신생 회사인 넷플릭스가 어떻게 전통적 대기업인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게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그 글을 쓴 이후에 넷플릭스는 계속해서 혁신적인 내용을 발표했고, 나는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궁금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오늘 TechCrunch에서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을 설명한 글을 읽다가 우연히 귀한 자료를 발견했다. 넷플릭스의 문화, 그리고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128장의 슬라이드에 정리한 것인데, TechCrunch 기사를 쓴 MG Siegler의 표현대로, 읽고 나면 넷플릭스에서 일하고 싶어진다. (솔직히 이걸 읽고 나서 넷플릭스에서 어떤 자리에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전에는 겉으로 보이는 넷플릭스의 우수함을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었다. 하지만 이 자료를 보면 성공의 근본적인 원인은 뛰어난 기업 문화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넷플릭스 기업 문화의 7가지 측면은 다음과 같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알기 힘들다. 인상깊었던 슬라이드를 위주로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여기에 소개해 보겠다. 슬라이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Values are what we Value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우리의 가치)

미국에서 가장 비도덕적인 회사중 하나로 비난받는 엔론(Enron)의 네 가지 가치: 도덕성, 커뮤니케이션, 존중, 뛰어난 성과(능력). 이것은 회사 로비의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 조직이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귀에 듣기 좋은 말들이 아닌, 회사가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은, 누가 보상받고, 승진되고, 해고되는지에 반영된다.

난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많은 회사들이 그야말로 듣기 좋은 몇 가지 가치를 이야기하고, 실제로는 그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있는 회사에서도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 중 하나는 ‘용기’이다.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모습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이 오히려 보상을 받거나, 승진된다면? 겉으로 내세우는 가치관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오히려 더 좌절하게 만들고,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질 말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회사에서 누가 승진해서 윗자리로 올라가는지는 정말,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위에서 볼 때 자기 말을 잘 듣거나 친분관계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승진시킨다면, 아래에서 보기에 정말 황당한 경우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 이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 전문성, 팀워크가 아니라 상사에게 얼마나 잘 보이느냐이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주게 되고, 그 어떤 화려한 말로도 이를 바꿀 수 없다. 결국 회사라는 조직 내의 사람들은 자기 위에 있는 사람들을 가장 주의 깊게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Judgment, Communication, Impact, Curiosity, Innovation, Courage, Passion, Honesty, Selflessness라는 9가지 회사의 가치에 대해 나열한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는 별 기대할 것이 없는 싱거운 자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기 전까지는…

High Performance (높은 성과)

"멋진 일터는 끝내주는 동료들이다." 데이케어, 에스프레소 기계, 건강 보험, 일식 점심, 멋진 사무실이나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동료들을 끌어오는데 효과적인 일들만 한다.

넷플릭스의 채용 기준과 문화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한 마디 말이다. 그리고 또한 내가 아주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회사에 자신에게 inspiration(영감)을 주고,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 곧 그 조직을 떠나고 싶어진다. 즉, “끝내주는 사람들”이 회사에 많은 것은 특히 나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끝내주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 사람들은 또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을 데려오고, 그 사람들은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 때문에 조직에 남는다. 회사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갑자기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는데 사람이 부족해진다. 그러면 평범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괜찮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회사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간다. 끝내주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좌절감을 느낀다. 결국 회사를 떠난다. 끝내주는 사람 한 명이 떠나면 그런 정도의 다른 사람도 회사를 떠난다. 결국 평범한 사람들만 남은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다음으로 내 눈을 멈추게 한 말은 이것이다.

"적절한 정도의 성과(adequate performance)를 내는 사람은 해고된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에 답이 있다.

지키기 테스트 (Keeper Test): 내 부하직원들 중 누군가가 두 달 이내에 경쟁사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누구를 진짜 노력해서 잡을 것인가?

그리고 나서 말한다.

그 테스트를 통화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은 좋은 보상을 받고 지금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 자리를 스타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즉, “평범한 사람은 회사를 떠나라”인데,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그것만이 회사의 문화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끝없는 경쟁자의 도전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Freedom & Responsibility (자유와 책임)

다음으로 자유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래와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책임감있는 사람은 자유가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발휘하고,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자유를 제약한다

정말 그렇다. 이건 어떤 회사에서나 공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다. 회사가 커짐에 따라 자유를 제약하는 이유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일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며 실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진다. 결국, 아래 그림처럼 성과가 좋은 (high performance) 직원들의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결국은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회사는 망한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막기 위해서 회사를 키우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반대로 회사가 커져도 그냥 놔두어서 회사를 혼돈 상태에 둘까? 넷플릭스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인재의 비율을 높여나갈 것.

즉, 사업의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보다 빠른 속도로 우수한 직원의 비율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업계 최고의 보상을 해주고, 가치가 높은 사람들을 끌어오고, 높은 성과를 내는 문화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또한 자유도가 높아야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자유가 좋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좋은 프로세스는 창의성을 높인다. 그러나 실수를 방지하자는 명목으로 자꾸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면 안된다. 단적인 예로,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은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에는 휴가 정책이 따로 없다. 휴가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넷플릭스에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느냐는 규정이 없지만 그렇다고 나체로 회사에 오는 사람은 없다. 결국 모든 것에 하나하나 자세한 정책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정책이 없는 것이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이다. 누구든 휴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쉬면 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일하면 된다. 또 다른 예로, 많은 회사들은 출장 비용, 어떤 선물을 받아도 괜찮은지에 대해 자세한 규정을 만들고, 이를 규제하고 검사하기 위한 부서가 따로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정책은 다음과 같다.

비용 지출, 선물, 출장에 관한 넷플릭스의 정책: "넷플릭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할 것" (다섯 단어의 말)

마치 그게 자기의 돈인 것처럼 쓰기. 이렇게 이상적인 정책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적이지도 않다. 아주 간단한 말이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근데 과연 그게 통할까? 누군가가 제도를 남용해서 회사 돈을 펑펑 써대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간단하다. 도덕성이 부족한 그런 사람은 해고하면 그만이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뛰어난 사람들이 회사에 있으면 된다. 정말 단순하지만 명쾌한 정책이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거기에 따라 정말 뛰어난 사람들을 더 많이 채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LinkedIn에서 내 인맥과 연결되어 있는 넷플릭스 직원들을 찾아보았다.

한 명 한 명 클릭해서 프로필을 살펴봤다. 그리고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다. 스탠포드대 등 명문대학 졸업자들이 수두룩한데다, 다른 회사에서 많은 좋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경영진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도 직원들은 단순히 DVD를 포장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겠거니 했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같이 일하고 싶은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았다.

Context, not Control (통제가 아니라 문맥)

다음으로 넷플릭스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회사의 문화는 “Context, not Control”이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CEO인 Reed Hastings는 매니저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니저들에게: 당신의 부하직원 중 한 명이 멍청한 일을 하면 그들을 비난하지 말 것. 대신, 그들에게 문맥(context)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생각해볼 것

Pay Top of Market (시장에서 가장 높은 보상을 지불한다)

다음은 넷플릭스의 보상 체계에 관한 설명이다. 모든 회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이것에 대해 넷플릭스는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목표는, 각 직원들에게 "그 시장에서 그 사람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에 맞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모델과 다른 점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그 사람의 시장 가치와는 상관 없이 이전 연도의 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무 많이 보상해주거나 너무 적게 보상해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마디로 시장 가치에 맡기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뛰어나더라도 시장에서 수요가 작으면 그 사람의 가치는 내려가는 것이고, 반대로 그 사람의 시장 가치가 높아지면 회사에서도 그에 맞게 높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Promotions and Development (승진과 능력 계발)

마지막으로, 승진과 능력 계발에 관한 원칙이다.

1. 맡게되는 역할이 충분히 커야 함. 매니저 직책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굳이 이사급을 데려와 앉힐 필요는 없다는 말. 2. 그 사람이 현재 역할에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함.

수업, 멘토링 등의 형식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효과가 없다.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경험, 관찰, 성찰, 독서, 토론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그들이 뛰어난 사람들과 큰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 한.

수업, 멘토링… 많은 기업들에서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일이고, 나도 매니저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결과는? 그것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큰 도움이 안된다.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거나 단순 반복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형식화된 교육은 큰 도움이 안된다. 여기서 말했듯, 우수한 인재들은 회사에서 배우지 말고 성장하지 말라고 돈을 줘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성장하고 배울 기회가 없다고 느껴지면, 그들은 곧 떠날 것이다.

전체 슬라이드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내용이 많아 시간이 걸리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더불어, “Netflix Business Opportunity (넷플릭스의 사업 기회)”라는 제목의, 넷플릭스 전략을 소개한 다음 슬라이드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너무 좋은 글이 있어서 아래에서 퍼옴

http://sungmooncho.com/2010/06/05/netflix/

 

넷플릭스 (Netflix) 성공의 비결은 우수한 기업 문화

전에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신생 회사인 넷플릭스가 어떻게 전통적 대기업인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게 되었는가에 대

sungmooncho.com

 

Posted by 노을삼킨별
,
처음은 오유의 베스트오브베스트에서 발견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43231&page=6&keyfield=&keyword=&sb=

아래 네이트에서 퍼옴
http://pann.nate.com/talk/200756672

정말 감명깊게 읽어서... 눈물 나올뻔 했음;;

2009.12.17 18:41 작성된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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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질 때에는 인터넷으로 한국뉴스도 보고 개그프로그램도 보고 이렇게 인터넷으로 여러분들의 일상을 구경하며 웃고 눈물 짓기도 하는 서른을 넘겨버린 젊은이입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남녀간 데이트 때 더치페이 문제, 루저 소동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제가 받은 사랑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점점 동이 터오네요.
 저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무리 짓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글을 다시 쓰려니 표현이 다소 서툴러도 이해해주십시오.

  

 큰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부도를 맞으시고 우리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죠.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며 그 등쌀을 피해서 생활하다가 입 하나라도 덜고 학비걱정이나 좀 덜려고 군대를 자원해서 갔습니다.

 제대 후에도 집형편은 나아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학기 휴학해서 돈을 벌고 한학기 다니다가 한학기 또 휴학하고 이런 생활을 했습니다.

 
 경남의 한 중소도시 대형마트에서 일했는데 커피나 햄 같은 거 시식할 때 나레이터모델들을 고용해서 유니폼 입혀서 시선을 끌고 손님들의 시식을 종용하는 역할을 맡기는데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한 모델이 있었어요.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 잘하는 모델들 틈에서 유독 말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손님들이 다가와서 알아서 시식하고 물어보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더라는 거죠.
 그 모습이 너무 웃기고 인상 깊어서 저도 다가가서 시식하고는 몇 가지 물어보고 했는데

 이 모델분은 나레이터모델답지 않게 말하는 것도 너무 수줍어하고 얼굴 빨개지고...ㅎㅎ
 

 원래는 밤늦게까지 매장정리하고 맨마지막에 퇴근을 하지만

 그날은 죽어도 일찍 가야만 하는 일이 있다고 나레이터모델들 마치는 시각에 맞춰 출구에서 계속 기다렸어요.
 그분들이 우루루 몰려나와서 각자 집으로 가기도 하고 몇몇은 시내에서 놀기 위해 같이 택시 타고 가는데

 이 여성분만 외톨이처럼 혼자 버스를 기다리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저..매장에서 일하는 OO인데, 남자친구 없죠? 저랑 사귀어보는 건 어때요? 저 정말 괜찮은 놈인데요..제발요...주절주절.." 하면서 울상을 지으니까 처음엔 깜짝 놀라더니

"아! 기억해요" 하면서 아는 척을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폰번호를 얻었어요. 저는 돈이 없어서 휴대폰도 없었구요.


 그래서 시식행사가 잡힐 때마다 우린 늘 보게 되었죠.

 그 친구는 일부러 마트 행사를 자원했구요. 일하기 편한 대신 페이가 적어요.
 그래도 제가 뼈 빠지게 일하는 것보다 나레이터모델분들이 더 많이 받으시더라구요.

 외부행사 나갈 때는 더 많이 받고..

 지명되면 거기서 더 받고..

 


 우린 너무 가난한 커플이라서

 남들 먹는 커피숍이나 스파게티점이나 피자헛에도 못갔어요.
 그리고 학비도 모아야 했고 집에도 보태야 했던 저보다는

 아무래도 돈을 좀더 받고 집안형편도 조금 나은 여자친구가 데이트비용을 거의 부담했구요. 저는 거지 중의 상거지, 개털 중의 상개털이었어요.

 집에서 쫓겨나면서 옷도 못가지고 나와서

 때 묻어도 티도 안나는 아래위로 군복을 구해서 입고 다녔거든요. 잠바도.

 막 입고 아무리 빨아도 티도 안나니까요.

 

 크리스마스 때는 길거리의 붕어빵이랑 군밤, 호도과자 섞은 게 우리의 만찬이었고 그걸로도 너무 행복해했어요.

 여중여고 앞 떡볶이도 우리의 주 메뉴였구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그런 거 우리한텐 사치였어요.

 다니다가 꽃바구니 버려진 게 눈에 띄면 주워서 기념일에 부직포와 솜을 사서 뽑기한 작은 인형과  ABC초콜렛이랑 칸쵸 같은 거 담아서 선물했구요. 화려한 케익과 포도주와 잔 두 개도 그림 그려서 앞에 두고 실제로는 초코파이랑 델몬트 병쥬스로 상상 속의 파티를 벌이며 즐거워하곤 했네요.


 저는 몰라도 여친은 착하고 키도 크고 단아한 인상이기 때문에 아마 길거리 고백도 받았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한번도 그런 내색을 안해서 잘 몰라요.

 


 학교 다니면서도 과외도 하느라 만날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저는 휴대폰도 없어서 연락도 안되는 사람이었구요. 언제나 제가 연락을 했죠.

 

 한밤 중에 끝나서 언제나 공중전화로 잠깐 통화를 하고

 일요일에야 좀 시간을 갖고 만날 수 있었네요.

 (나중에 들었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여름에는 비 맞아가면서, 겨울에도 외부행사만 고집했대요. 찬바람 부는데도 짧은 치마에 배 드러나는 옷 입고 행사 했었대요. 돈 더 받아서 제 용돈 주고 제 학비 보태주려구요 ㅠㅠ 걔 친구들한테서 들었어요. 자외선과 대로변 자동차 매연과 먼지, 그리고 겨울바람에 얼마나 배가 아프고 피부가 깎였을까요..)

 


 학교 다니는 내내 여자친구한테 용돈을 얻어 살았어요.

 처음엔 안 받았는데 여친이

 "나랑 결혼할 생각 없어? 결혼할 생각 가지고 있다면 돈 받아. 내돈이 네돈이니까 부담갖지 마. 그리고 친구들한테 얻어먹지만 말고 가끔 사주기도 하고 인심 잃지 말구. 남자는 인맥이 재산이잖아."

 그 친구가 이렇게까지 얘기해서,

 나중에 결혼해서 다 갚을게 하고 용돈을 받아썼습니다. 걔네 집에서 반찬 다 갖다 먹었습니다. 언제는 쌀도 가져왔더군요. -_-

 

 그 전엔 기본반찬인 김치 살 돈은 물론이고 쌀 살 돈도 없었거든요. 정말 완벽한 거지였네요. 현금은 물론 계좌지급까지 모두 정지 당해서. 맨밥에 간장을 살짝 묻혀 짭짤하게 비벼먹는 게 매 끼니의 반복이었어요.

 

 라면 사먹을 돈도 없어서 마트에서 라면박스 옮기다가 충격 받아서 부서진 게 가끔 나오는데 그걸 100원 씩에 사서 국 대신으로 국물 먹곤 했던 기억이 있네요.

자장면과 짬뽕이 너무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중국집 앞에서 냄새만 배부르게 맡고 발걸음을 돌리길 수십번.. 결국 상가에서 내놓은 그릇에 담긴 짬뽕국물을 마시면서 그 갈증을 달래기도했습니다.

 


 저희집이 잘 살 때 제 동생이 사귀던 여자가 정말 착했는데 가난한 집안의 딸이어서 어머니 반대로 헤어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저희집이 가난해서인지 제가 사귀는 여자에 대해 어머니는 별 말씀을 못하시더라구요.

 고졸에 집도 그냥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집이라는 이유로

 예전 같았으면 결사반대 하셨을 어머니께서..

 


 그러다가 저희 아버지 사업이 다시 풀리기 시작해서 돈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집도 찾고 아버지 어머니도 각각 자가용 굴릴 정도로 어느 정도는 안정되었습니다.

 제 여친에게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구요. 아직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겁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 갑자기 돈 생겼다고 돈 쓰고 다니면 또 예전으로 돌아가버릴까봐 너무 무서웠거든요.

 


 집에 빚이 너무 많아서 아마 나랑 결혼하면

 부모님 빚을 갚느라 40살 넘게까지 고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생각 잘하라고 해도 제 여친은,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대. 좀 덜 먹고 덜 입고 아껴서 열심히 살며 조금씩 갚아가면 설마 죽을 때까지 못 갚겠어? 난 자기를 믿어. 내 걱정이라면 하지마. 미안한만큼 평생 나만 사랑해주면 될 것 같은데? "

 그 상황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미안해서..너무나 미안해서..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결심했을 때도, 나레이터모델 친구들이 다 말렸대요.

 술자리에서 저한테 직접 얘기까지 하더라구요.

 착한 희영이 배신하면 자기들이 가만히 안둔다고.
 걔 친구들이 다 말렸어요.

 유학가면 잘사는 여자들, 이쁘고 어린 애들도 수두룩할텐데 바보같은 너는 버려질 거라고.

 

 


 미국에 와서 어학코스를 끝내고 전략협상 분야를 공부했어요.

 쉽게 말해 Negotiator라고 하는데 협상전문가, 협상컨설턴트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한국과 미국이 무역과 시장개방 등의 문제로 FTA 할 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라는 분이 한국측 수석대표로 주도하지 않았었나요? 그런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범죄현장에서 인질이 있을 때나 자살시도자가 있는 현장에 급파되어 일반경찰들이 현장 확보하고 SWAT 이 타격작전개시 하기 전에 쌍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리고 각국간 군병력, 화기 유지 및 연합훈련 등 각종 협의를 하는 자리에 동원되기도 하고, 혹은 대형그룹들 간의 딜과 기업인수합병을 위해서 고용되기도 해요.

 조금이라도 더 우위를 점해야 하고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해서 우리쪽에 좀더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죠.

 우리 쪽에서 가장 강점으로 내세워 공격무기로 활용할 카드를 찾고, 상대 쪽의 약점을 찾아서 궁지로 몰아서 기를 꺾은 후 살 길을 터주는 식으로 며칠 동안 협상을 이어갑니다.

 상대도 손해보지 않은 듯 맞춰주는 동시에 우리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사수해서 최대한의 소득을 이끌어내는 거죠.

 肉斬骨斷(육참골단), 捨小取大(사소취대)의 사자성어처럼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거죠. 군더더기 여러 조건들을 포용하는 대신 큰 덩어리 두 세 개를 가져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선 20년, 30년 후의 국제정세와 종목에 따른 계산까지 합니다. 물론 상대측에서도 날고 기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우리의 계획이 뭔지 알 수 없어야 하는 거구요. 국제관계에서 그때의 종속관계를 위해 몇 십년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양방간 상황과 입장에 대해 몇 달 전부터 고용되어 몇 달 동안 밤새며 공부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수 있구요, 계약금, 약속된 수고료 외에 성사될 경우 보너스도 받죠.

 성사율이 낮을 땐 지명도도 떨어지고 금액도 낮아지고 소질이 없는 사람은 자연히 도태될 수도 있는 직업입니다.

 

 미국에서는 많긴 하지만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서 대우가 괜찮은 편이구요 한국에선 그런 전문양성과정이 없어서 아직 정부기관 및 대기업에서조차 인식이 미흡하고 금전적 대우도 미국만큼은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식만 제대로 이해되고 필요성이 부각된다면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겠죠.

 국내엔 전문가가 너무 희귀하니까.

 


 제가 여기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도 제 여친은 저희집이 아직 빚에 시달리며 힘들게 공부하는 줄 알아요.

 그래서 수시로 돈을 송금해와요. 그거 쓰지도 않고 꼬박꼬박 모아놨어요. 일부러 말은 안했구요.

 

 

 저희집 수준 어느 정도 괜찮아지고 제가 여기에서 공부마칠 때가 되니까 저희집에 선이 많이 들어온대요. 소위 돈 많은 집안에서요.

 우리나라에 돈 많은 집안이 그렇게 많다는 거 처음 알았어요.

 대도시 버스운송회사 소유주도 계시고, 서울 강남역 앞에 대형빌딩 몇 채 소유하고 계시는 집안도 있고, 할아버지 때부터 장관, 국회의원 해오신 권력집안도 있고, 거기다 인물도 좋다더군요. 저는 아직 못봤지만.


 여기에서 공부할 때도 유학생들 모임에서 그런 집안 친구들 많았어요.

 유학할 때 저도 몇 번 고백 받아봤어요. 다들 뭐하나 빠지지 않는 조건의 애들요.

 일본이나 유럽애들 같은 다른 외국애들한테도 몇 번 받아봤고..


 그런데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지일 때 아무것도 보지 않고 저 하나만 품어 준 그 여자를,

어떻게 제 상황이 좋아졌다고 배신을 하겠습니까.

 아직도 부유한 정도는 아니어서 유학생활 내내 일도 하고 돈 정말 아껴썼어요.

 기한 지난 폐기처분 전 바게트빵 싸게 사서 끓인 우유에 불려서 배채웠어요.

 레바논출신 애랑 우범지대 같은 곳에 방2칸짜리 렌트해서 돈 아끼며 지냈어요.

 겨울에 전기장판 하나로 버텼고 여름엔 주워 온 선풍기.

 먹을 거 없어서 쥐도 안와요. ㅎㅎ


 그런데 돈 많은 집안 애들이 비싼 옷 쇼핑하러 다니고 좋은 차 구입해서 놀러다니고 파티하고, 대기업 누구 딸, 어느 병원장 딸 이런 애들이 수두룩한데 걔네 중 몇몇이 호감 비치면서 따라다니면 여러분들은 어떨 것 같은가요?

 전유성씨 말씀대로,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편안해지는 거 한순간이에요.

 


 그런데 그 여자분들...

 제가 만약 죽을 병에 걸리거나 위험한 순간에 처한다면 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까요?

 그 친구들에 대해선 몰라도 제 여친에 대해선 털끝만큼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딴맘을 먹을 수가 없었어요.

 돈은 정말 사람을 편하게 해주더군요. 많은 것을 해결해주고.

 그런데 단지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일뿐 그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돈은 진짜사랑과 타협하거나 비교하기에는 성질 자체가 달라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단지 사랑을 해치지 않을만큼 최소한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한처럼 맺혔던 돈에 대한 집착을 버렸어요.

 


 이제 한국에 들어가든, 미국에 불러들이든 제 남은 인생 그녀를 위해 희생하려구요.

 그녀가 제게 모든 걸 주었듯 이젠 제가 그녀를 보호해주려구요.

 

 

 평생 한 여자만을 위해 살 겁니다.

 죽을 때까지 제 눈 속엔 그녀 밖에 없을 거예요.

 여자한텐 20대가 인생의 절반이라고 하죠?

 그 가장 아름답고 싱싱한 20대를 저를 위해 버린 여자입니다.

 억만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젊음을 저를 위해 버린 여자입니다.

 어느 누가 사랑하는 사람을 무려 5년이 훨씬 넘는 세월 동안 외국에 보내놓고 흔들리지 않고 믿고 기다려 줄 수 있을까요? ㅠㅠ 제가 유학 중에 좋은 배경 가진 여자 만나서 연락 끊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제 심장을 누군가에게 꺼내 맡겨야 한다면 그녀에게 맡길 겁니다.

 죽을 위험에 처해도 저를 위해 희생할 여자라는 걸 확신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기꺼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참 신기하게도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네요.
 첫번째 이유는, 그녀가 화를 낼 줄 모르는 착한 사람이어서입니다.
 제가 특별히 화나게 했던 기억도 없지만 다른 일에도 화를 내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언젠가 집요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냥 단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기를 괴롭히려는 의도로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늘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자신이 답답해서 제가 화나진 않았었냐고 되물었던 사람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제가 화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제게 화를 내는 일이 있다면 그건 반드시 제게 잘못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녀가 제 앞에서 제게 화를 내고 있다는 그 현실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안심할 것입니다.

 화를 내건 어떻건 일단은 제 앞에 있어줬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할 것입니다.

 

 

 

 여러분..

 돈으로 할 수 있는 사랑이 가장 쉬운 사랑입니다.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좋은 요리 먹으러 다니고, 좋은 옷 쇼핑하러 다니고, 비싼 선물 사주고, 기념일마다 몇 만원 하는 선물바구니와 이벤트 하는 거...
 돈만 있으면 어느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해주고 싶은데 해 줄 수 없어서 눈물 흘리며 미안해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진짜 당신을 위해 자기 수명도 떼어 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제게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받았던 조건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100을 가졌다면 100 모두 내어주고도 더 줄 수 없어서 미안해 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살 수 있다면 아마 당신은 평생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희영아..
 나 약속 지켰다. 절대 유학 가서 다른 여자 내 가슴에 담지 않겠다고 너한테 맹세한 약속.
 그리고 앞으로도 지킬 거야.

 


 나 너한테 붕어빵이랑 떡볶이랑 캔커피 밖에 못사주고 언제나 버스 타고 데이트 하고,

 너한테 FI*A 운동화 사주려고 했을 때 네가 매장에서 도망나가서 대로변의 잡브랜드 1만원짜리 운동화 골라 신고 나 만날 때마다 그것만 신고 나오고...

 나 정말 거지처럼 구질구질하게 살고 인생 막막했는데 네가 나 품어줘서 나 유학 갈 꿈도 가질 수 있었어.

 유학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오게 되어도 비웃지 않고 기쁘게 환영해 줄 네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난 돌아갈 곳이 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거든.

 너 아니었으면 아마 꿈도 잃어버리고 한국에서 대학중퇴에 하루하루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을지도 몰라.
 앞으로도 내가 언제든 돌아갈 집 같은 네가 나한테 있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안심하고 시도할 거야.

 

 

 네가 전에 보낸 편지에

 "자기가 너무 잘나버려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더이상 없어. 어쩌지? 자기가 그렇게 커져가고 멋있게 변해가는 동안 난 7년 동안 더 늙었고 더 무식해졌고 더 초라해졌네..

 그런 자기 옆에 이런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나 자기한테 너무 미안해서 어떡하지? 그러니까..

 정말정말 나보다 더 자기 마음 안에 들어오는 여자를 찾게 되면 그때 나한테 꼭 말해줘.

 내가 봤을 때 좋은 여자면 안심하고 자기 보내 줄 수 있을 거야.

 난 괜찮으니까 자기는 자기가 더 멋지게 날 수 있는 그것만 생각해.

 대신 다음 생이 또 있다면 그땐 꼭 날 선택해줘야해.

 그땐 나도 부잣집에 똑똑한 여자로 태어나서 자기한테 어울릴만한 여자로 태어날 테니깐."

 

 

 희영아..

 나.. 네가 보낸 그 편지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넌 모를거야.

 지금 이 글 쓰면서도 눈물이 흘러서 모니터가 안보여..

 내가 널 두고 어느 여잘 사랑할 수가 있겠어..

 너처럼 좋은 여자는 내가 천번을 다시 태어나도 아마 만날 수 없을 거야.

 네가 나한테 안어울릴까봐 걱정하는 거라면,

 나 내가 배운 공부 다 버리고 붕어빵장수 아저씨로 살 수도 있어.

 내가 익힌 것들 때문에 네가 힘들어하는 거라면 말이야.

 


 내가 죽어서 하나님 곁으로 갔을 때, 내 인생에 너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딱 그것만 말씀드릴거야.
 내 인생의 모든 것은 너로 인해서 꽃 피울 수 있었으니까.

 

 

 내 어머니가 나를 낳으셨다면,

 지금의 나로 이렇게 키운 두번째 내 어미는 바로 너야.

 내게 아무 힘도 없을 때가 있었는데

 그 첫번째 시기에 내 부모가 나를 키우셨고,

 그 두번째 시기에 네가 나를 키웠어.

 

 


 일시귀국일지 영구귀국일지 아직 결정짓지 못했지만

 한국 돌아가면 그때 처음으로 무릎 꿇고 네게 청혼할게.

 

 

 우리..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사랑 지켜왔잖아.

 우리 애들이 컸을 때

 이 글을 보여줄거야.

 그리고..

 

 아빠가 엄마한테 이런 무한의 사랑을 받았다고,

 그때 이미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였다고,

 엄마는 아무 것도 없는 아빠를 조건없이 품었고 

 그래서 아빠는 큰새가 될 수 있었다고,

 아빠가 할아버지할머니께 생명으로 진 빚이 있다면 

 엄마에겐 녹 슬어 버릴 뻔한 심장과 황폐해질 뻔한 영혼의 빚을 졌기 때문에

 아빠는 죽을 때까지 엄마에게 빚을 진 셈이라고,

 그래서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영원히 빚을 갚는 심정으로 엄마를 사랑할 거라고.

 그게 내가 너희들보다 엄마를 더 아끼고 사랑하는 이유니까

 너희들이 이해하라고 

 그렇게 말을 할 거야.

 

 

 사랑한다.

 영원히..

 

 

 

...

 

이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것은

평화요
안식이요
이 세상의 마지막이요
처음이다.


-정호승의 《연인》중에서-

 

.....


 

  아!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저기 한국사이트랑 한인유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고 동생들한테 메일도 십 수 통이나 오고 전화도 좀 받았네요. 한국의 제 여자친구는 나레이터모델 했었다고 말했던 것 밖에 없는데 저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요?

 지금은 안해요. 현역으로 뛰기엔 나이가 너무 많잖아요. 요즘은 모델에이전시에서 인력관리를 하나봐요.

 

새벽에 일어나서 워크샵 자료 배열하다가 여자친구가 생각나서 그냥 끄적거리다가 한국 생각 날 때 가끔 들어오는 네이트에 써놓고 나간 건데 파급효과가 굉장하군요.

원본은 수정버튼을 클릭하다가 그만 삭제를 눌러버렸어요. 처음에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미안해요.

다행히 초본이 워드패드에 남아있어서 평소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저희 스토리를 덧붙이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어서 그냥 제 기분에 취해서 담고 있던 속마음을 쏟아내고 말았네요.

 

 처음에는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톡커님들께 제 경우가 조언이 될까 싶어서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엄청 길어져서 결국 저 혼자만의 글로 전락해버렸구나 싶어서 다른 분들이 읽으실 거란 기대는 접고 집을 나섰거든요.

그런데 정리도 안돼서 문단도 안 나눴고 뒤죽박죽인 초본이 엄청 퍼져버렸네요. 초본은 엉망이라서 좀 부끄러운데..ㅎㅎ

 

읽어주신 분들, 여기저기 다른 사이트에 담아가주신 분들, 추천 눌러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격려해주신 분들, 그리고 동생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제 여자친구 귀에는 아직 안 들어갔나 보네요. 아무런 연락 한통 없는 걸 보니. :p

올 크리스마스도 만나지 못하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메일로 알려줘야겠어요.

제가 그 친구에 대해 평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지내고 있는지 그 친구가 이 글을 통해 잘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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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분이야기-

 

왠지 그래야할것 같아서 2달정도전부터 말을 높이긴했지만 아직 어색하네요. 여기에서 글로 그러니까 더 이상하구...

괜히 저까지 이런글써서 여러가지로 여기 다른님들 심기건드리고 있는건 아닌가 넘 걱정도 되구...그래서 답장써놓고두 안절부절하고있어여 ㅠㅠ

혹시 몇분이라도 거슬린다하시면 바로 삭제할께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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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음....저는....
일단 이 글에 나오는 여자구요....

공개답장쓰려니까 굉장히 부끄럽네요....

자기가 꼭 읽었음 좋겠어여


뒤늦게 발견했네요.
친구들한테서 전화 받았어요. 혹시 저 아니냐고..니글 인터넷에 뜬것 같다고..
너무너무 놀라서 심장이 터져버릴것같고 손이 떨려서 글을 칠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할지...너무 울어서 눈도 퉁퉁............



근데 저는..
제가 한건 너무 작은건데 한것에 비해 너무 큰 평가를 받고 있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너무 큰것을 받아버렸네요 감당할수 없을만큼. ㅠㅠ
저는 내세울수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잘할수 있는 것도 하나도 없구요
그런데 처음으로 제가 잘한 무언가를 발견했네요
정말 좋은사람을 사랑했다는 것이요



자기..
그때 저한테 말걸어줘서 고맙고 제가 자기를 사랑할수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먼나라에서 외로우셨을텐데 힘들겠지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까지 힘들게 지내셨는지 몰랐어요
저는 한국에서 배부르게 먹고 따뜻한데서 잠도 잘잤는걸요
미안해요 저혼자 잘지내서... ㅠㅠ



오늘 모든걸 알았지만 그래도 자기한테 돈을 붙일거예요
어차피 별도움 안되는 적은돈이겠지만 받아줘요 그것도 저의 즐거움이니까요. 저를 위한것이에요.
제가 자기를 위해 아무것도 할수있는게 없어졌을때 그땐 정말 제가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껴질거예요



제가 드리는 사랑은 아주 작은사랑이에요
작은걸 드렸는데 자기가 크게 받으셨을뿐..



자기가 저를 위해 여기에 편지를 쓰셨듯이
저도 여기에서 자기한테 답장을 쓰는거예요

자기한테 메일을 보낼까했지만 왠지 저도 이래야할것 같아서...



언제인가 자기의 어떤점이 좋아서 사랑하느냐고 물어보셨었죠?
그때, 처음엔 없어보여서 좋았고, 좀 지나서는 사람하나 살린다는 심정으로 희생한다는 생각이었고, 점점 지나면서 내팔자려니 한다고 장난친거 기억해요? ^^
사실은..,
자기의 사랑을 확신한 계기가 있었어요



언제인가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먹다가 뜬금없이
제 눈..한참 바라보면서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쏟은거 기억나요?
그렇게 이유도 없이 우리 펑펑 울었었잖아요
자기 눈물을 닦아줄수도, 울지말라고 말할수도 없었어요
그냥 실컷 울도록 두는게 그순간 제가 할수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가 슬픈눈으로 저를 한참 바라볼때 이미 당신의 마음이 전해졌거든요
이사람..너무 미안해하고있구나..라는..
제마음도 그렇게 아팠는데
당신마음은 어땠을까요...
그때
이 사람...내가 사랑할수밖에 없는 남자구나 라는 결심이 섰던거예요



머리가 나빠서 기억은 잘안나지만 티브인지 영화인지 모르겠지만
왜 날 사랑하느냐고 묻는 여자에게 남자주인공이,
당신은 내가 사랑할수밖는 사람이었다고, 내심장이 그렇게 시켰다고 말한 장면이 기억나요.



저도 그와 같아요
그냥..이남자..내가 사랑하지않음 안되겠구나 라고 느꼈을뿐이예요.


고마워요...
속마음 말해주셔서 고마워요...
너무행복해요ㅠㅠ


나의 하늘...
사랑합니다...


아참
그리고 얼굴가린 사진으로 올려줘서 고마워요
얼굴 공개되었음 아마 부끄러워서 밖에도 못나갔을거예요 ^^
대학교도 다녔었는데 조금 다니다가 관둬서
그냥 고졸이라고 한건데...^^ 고졸맞네요 ㅎㅎㅎㅎ



저는 시를 잘 몰라요
그래서 답시가 떠오르지 않지만...
이런 것도
시가 될수있을까요?

앞에 그릇이 있어서 떠오르길래 썼는데..유치하겠지만 욕하진마세요 ^^

지금도 심장이 터질것 같아요 부끄러워서 얼굴도 화끈거리고...

어쩌면 삭제할지도 몰라요 ㅎㅎㅎ



...


접시에 물을 부었습니다
당신의 이름과 사랑한다고 글씨를 씁니다
지워집니다
억만번 또쓰면 새겨질까요
그렇게 또
접시물에 저의 사랑을 새깁니다



.....

Posted by 노을삼킨별
,
나는 오늘도 마음의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내 평생 공사를 완료하지는 못할 것은 알고 있습니다. 이는 나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 내 주위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 입니다.

평생 마음의 공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닐까 싶다.
양약부지(佯若不知 : 알고도 모르는 체함)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지는 모르지만, 사회 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닌가...
이사위한(以死爲限 : 죽음을 각오하고 일을 하여 나감)을 해 나가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승리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더더욱 자신의 마음의 공사는 꼭 필요하지 않나 싶다.
Posted by 노을삼킨별
,
배를 만드는 공장 안에서 팀원들에게 배를 만들라고 지시만 하지 말고 일을 멈추고 같이 나가서 바다를 보여줘라. 팀원들은 열심히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울 것이다.

돛단배를 만들지, 유조선을 만들지도 모르는데...
배만 만들라고 하는 기획자들도 많은데...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바다를 보여주자. 우리가 갈 방향은 여기다. 라고 ㅅㅅ
그럼 게임이 나올까 ?
ㅋㅋ

Posted by 노을삼킨별
,

청춘!
그곳에는 무한한 빛이 있다.
약동하는 태양이 빛나고 있다.
미래가 있다 투쟁이 있다
전진이 있다 성장이 있다
고난이 있다 성공이 있다
좌절이 있다 비극이 있다
영광이 있다.

굴절이 있다 인내가 있다
우정이 있다 로망이 있다.
그대의 미래에는
모든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평화의 밝은 빛도
기다리고 있다.

(<이케다 다이사쿠 전집> 제46권, '젊은 청춘의 난무에 영광 있으라!' 에서)
Posted by 노을삼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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